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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계단·요철도 거침없이 ‘주파’… 현대차·기아, 만능 로봇 ‘모베드’ 양산형 실물 최초 공개

현대자동차·기아는 이번 IREX에 처음 참가해 양산형 모베드의 실물을 공개했다. 모베드는 혁신적인 바퀴 구동 시스템을 갖춘 현대자동차·기아의 신개념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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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4개에 모터 12개, 완벽한 자유도를 구현하다… 4륜 독립 제어·편심 구동의 결정체 ‘모베드’ 메커니즘 해부

차세대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ile Eccentric Droid, MobED)’는 험난한 지행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
차세대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ile Eccentric Droid, MobED)’는 험난한 지행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 (image. 현대자동차 그룹)

커피가 가득 담긴 컵을 쟁반에 받쳐 들고 자갈밭을 걷는다고 상상해보자. 한 방울도 흘리지 않으려면 무릎과 발목을 끊임없이 움직여 수평을 맞춰야 한다. 로봇에게 이 유연한 동작을 가르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그 어려운 과제를 기술로 풀어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2월 3일 일본 도쿄 빅 사이트에서 개막한 ‘2025 일본 국제 로봇 전시회(IREX 2025)’에서 차세대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 Mobile Eccentric Droid)’의 양산형 모델을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2022년 CES에서 콘셉트 모델로 처음 등장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그 로봇이, 3년의 담금질 끝에 드디어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준비를 마친 것이다.

CES의 ‘상상’이 IREX의 ‘현실’로

세계 3대 로봇 전시회로 꼽히는 IREX는 올해 ‘로봇을 통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주제로 열렸다. 수많은 로봇 기업이 각축전을 벌인 가운데, 현대차·기아 부스는 유독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콘셉트 단계에 머물던 기술이 실제 배송, 촬영, 물류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완제품’으로 진화해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로봇전시회(IREX)에 참가해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양산 모델을 공개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로봇전시회(IREX)에 참가해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양산 모델을 공개했다 (image. 현대자동차 그룹)

핵심은 바퀴에 심은 ‘관절’, DnL 모듈

모베드가 기존의 바퀴 달린 로봇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지형을 가리지 않는 주행 안정성’이다. 비밀은 바로 DnL(Drive-and-Lift) 모듈편심(Eccentric) 메커니즘에 있다.

쉽게 말해 모베드의 바퀴 4개는 단순한 바퀴가 아니라 독립적인 ‘다리’처럼 움직인다. 각 휠에 탑재된 3개의 모터가 동력과 조향은 물론, 바디의 자세 제어까지 개별적으로 수행한다. 덕분에 경사로를 만나거나 울퉁불퉁한 요철 위를 지날 때도 바퀴의 높낮이를 실시간으로 조절해 몸체는 항상 수평을 유지한다. 최대 20cm 높이의 연석이나 방지턱도 충격 없이 부드럽게 넘을 수 있다. 이는 깨지기 쉬운 물건을 배송하거나 흔들림 없는 영상 촬영이 필요한 전문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이 된다.

“모베드는 단순한 이동 플랫폼을 넘어 다양한 산업과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입니다. 이번 공개를 통해 글로벌 로봇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습니다.”
–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상무

‘연구용’부터 ‘현장용’까지… 맞춤형 라인업 구축

현대차·기아는 이번 양산형 모델을 사용 목적에 따라 두 가지 라인업으로 세분화했다.

먼저 ‘베이직(Basic) 모델’은 로봇 공학자나 연구 기관을 위한 버전이다. 하드웨어 플랫폼을 제공하되,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종의 ‘백지 도화지’ 같은 플랫폼으로, 다양한 연구 개발의 베이스가 될 전망이다.

반면 ‘프로(Pro) 모델’은 즉시 현장 투입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로봇이다. AI 기반 알고리즘과 라이다(LiDAR)·카메라 융합 센서를 탑재해 복잡한 도심이나 실내 환경에서도 장애물을 피하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능력을 갖췄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용자 편의성이다. 3D 그래픽 기반의 직관적인 터치스크린 컨트롤러를 적용해, 로봇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스마트폰을 다루듯 쉽게 모베드를 조작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현대차그룹관에 전시된 ‘모베드 딜리버리(MobED Delivery)’(좌측), ‘모베드 어반호퍼(MobED Urban Hopper)’(우측)
현대차그룹관에 전시된 ‘모베드 딜리버리(MobED Delivery)’(좌측), ‘모베드 어반호퍼(MobED Urban Hopper)’(우측) (image. 현대자동차 그룹)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변신의 귀재’

전시장에서는 모베드의 평평한 몸체 위에 다양한 ‘탑모듈(Top Module)’을 결합한 시연이 이어졌다. 배송용 적재함을 올린 ‘모베드 딜리버리’, 방송용 카메라를 장착한 ‘모베드 브로드캐스팅’, 골프 캐디 역할을 하는 ‘모베드 골프’ 등 플랫폼 상단의 마운팅 레일을 통해 마치 레고 블록처럼 용도를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모베드는 너비 74cm, 길이 115cm의 콤팩트한 크기에 최대 속도 10km/h, 1회 충전 시 4시간 주행이 가능하다. 적재 중량은 라인업에 따라 최대 57kg까지 지원한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상무는 현장에서 “모베드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다양한 산업과 일상의 한계를 허무는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이라며, “이번 양산형 모델 공개를 통해 글로벌 로봇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IREX 공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바퀴 달린 로봇이 평평한 공장 바닥을 벗어나 계단과 턱이 있는 우리네 일상 속으로 들어올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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